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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작품상: <밀정>
탁월한 영상과 음향의 깊이

정재형(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장)

 

 

영화 <밀정>의 내용과 제작 배경은 흡사하다. 영화 속 인물의 이중적 삶과 미국의 자본으로 제작된 한국영화라는 혼종성이 그러하다. 그런 점에서 이 영화는 과거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현재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 현대인은 누구나 ‘밀정’처럼 살고 있기 때문이다. 먹고 살기 위해 누구 밑에 있지만 인간적 정은 가족, 친구들과 나누기 때문이다.
밀정의 두드러진 점은 역사의식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영화적 스타일을 통한 임팩트 있는 영상 표현의 출중함이 돋보인다. <밀정>의 스타일 중 두드러진 것은 화장실 거울 숏이다. 이정출(송강호)은 김우진(공유)을 만나 의열단 내의 밀정에 의해 정보가 누출됐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이 장면은 그가 처음으로 의열단처럼 행동하는 본격적인 장면이다. 이제 그의 신분은 이경부가 아니라 이동지가 된다. 그 내용을 영화는 거울숏으로 보여준다. 둘은 공동운명체가 되었고 총독부 경부인 그 역시 일제에 갇힌 신세가 된다.
이정출의 운명이 비극으로 치닫는 장면. 슬픈 음악이 그의 운명을 암시하며 슬로 모션으로 그의 동작을 조종한다. 일본인 밀정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한 후 김우진에게 알려주려고 이정출이 걸어갈 때의 이 장면 연출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묵묵히 걸어가는 이정출은 자신의 운명이 어찌 될 줄을 모른 채 갑갑함을 준다. 이 장면은 모그의 비장하고 구슬픈 음악으로 독립운동의 위험한 작전에 동참하고 운명이 바뀌는 이정출의 비장함을 잘 표출한 장면이다. 또한 김지운 연출의 탁월함은 좁은 공간에서 긴장감을 보여준 장면 연출인데 그 가운데 하나가 이정출과 김우진의 내통이 기차 안에서 발각되는 장면이다. 하시모토(엄태구) 일행에 의해 이정출과 김우진이 같이 있는 것이 발각되는 이 장면의 긴장감은 밀도 있게 연출된 장면의 백미라 볼 수 있다.
나머지 의열단원들이 이정출에 의해 검거되고 회의에 빠진 이정출의 모습을 나른한 재즈음악을 배경으로 하여 전개하는 몽타주 시퀀스는 그의 내면과 외적 사건을 동시에 전개하면서 아이러니를 느끼게 하는 출중한 연출이다. 특히 비슷한 수법으로 연출된 마지막 연회장 폭파장면과 라벨의 볼레로 음악의 조화는 이 영화의 피날레를 감동으로 장식하고 있다. <제3의 사나이>의 마지막 장면을 연상시키는 엔딩까지 <밀정>은 고전의 중후한 품격마저 느끼게 한다. <밀정>은 오늘날 한국인의 삶을 직시하며 탁월한 영상과 음향 스타일로 깊은 공감대를 자아낸 올해의 걸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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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자관리자

등록일2017-02-24

조회수623